독서기록

소나기, 황순원

미꼬 2023. 9. 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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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책장을 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줄거리라서 재미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다 알기 때문에 그 내용이 새로운 것이다.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그리고 고등학교 때도 그리고 대학생이 된 지금에도 소설 '소나기'가 이렇게 나에게 좋은 책인 것은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위로와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여느 소설책에 비해서 동화라고도 말할 수 있는 아주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황순원 특유의 언어와 소녀와 소년이 가진 이미지는 그 어느 연애 소설보다도 돋보인다.

 

 
 

'소나기'에서 소년과 소녀는 이름이 없다. 소녀는 그냥 '소녀'이고, 소년은 그냥 '소년'이다. 작가가 이렇게 익명성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황순원 작가는 등장인물에 '이름'으로서 색깔을 부여하지 않고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소년'과 '소녀'를 정의하게 하려고 한 것 같다.

나에게 '소년'은 초등학생, 조금은 맹하고 순수했던 이미지이고 '소녀'는 새침하고 여리여리하며 예쁘장하게 생긴 눈은 조금 째지고 코는 오똑한 그런 이미지이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다시 보면서 또 다른 감동을 느끼면서 꼭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신에게 소녀와 소년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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