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은 어떤 책인가?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군주의 통치에 대해 논하며 데 메디치에게 헌정한 책이다.
군주국은 주인의 혈통이 오랫동안 군주 자리를 이어온 세습 군주국이거나 새 군주국을 말한다.
세습 군주국은 새 군주국에 비해 나라를 더 쉽게 유지할 수 있는데, 이는 민중들이 군주의 혈통과 세습에 익숙하기 때문에 군주가 선조의 질서를 위배하지 않으면서 우발적인 일에만 적절히 대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군주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가 나아지길 기대하며 군주를 바꾸려 하고, 새 군주는 군대를 동원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 군주국에서 군주는 언어, 관습, 제도가 유사한 지역을 정복했다면 1)옛 군주의 혈통을 없애고, 2)그 밖의 일은 옛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면 좋다. 혹, 언어, 관습, 제도가 다른 지역을 정복했다면 1)군주가 직접 그곳에 거주하거나, 2)한두 곳에 식민을 보내어 그 나라를 속박하거나, 3)대규모의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 또한 4)약한 자들의 우두머리이자 보호자가 되어야 하고, 5)강한 자들의 힘을 빼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6)자기만큼 강한 이방인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경계해야 한다.
군주국에는 두 가지 통치방식이 있는데 1)한 명의 군주와 다른 하인들(군주의 은혜를 입은 자들)의 통치, 2)한 명의 군주와 제후들(혈통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지위를 세습해온 사람들)의 통치이다. 1) 방식은 점령하기는 어려우나, 일단 점령하면 통치하기는 쉬운 반면 2) 방식은 점령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우나, 점령 후 유지하기가 무척 어렵다. (튀르크의 술탄 vs 프랑스의 왕)
군주가 되려면 역량 또는 행운이 필요하다
"보통 사람에서 군주가 되는 사건은 역량 또는 행운을 전제로 하는데, 그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행운에 의존하는 정도가 덜한 사람이 자신의 지위를 좀 더 쉽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군주가 다른 나라를 다스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직접 거주한다면 더더욱 쉬워집니다." (47쪽)
"그들(역량이 우수한 지도자들)이 행운으로부터 얻은 것은 오직 기회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기회는 그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형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질료를 제공했습니다. 기회가 없었다면 그들의 정신적 역량은 꺼져버렸을 것이며 그런 역량이 없었다면 기회는 헛되이 온 셈이 되었을 것입니다." (48쪽)
이외에도 사악한 방법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르거나,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이 다른 시민들의 호의를 얻어 군주가 되는 경우(시민 군주국)이 있다. 시민 군주가 되려면 순전한 역량이나 행운이 아닌, 운 좋은 교활함이 필요하다.
위대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 힘 있는 리더(무력)
개혁자들은 자신들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부탁하지 않고 강요할 수 있어야 한다. 모세, 키루스, 로물루스, 테세우스 같은 무장한 예언자들은 모두 승리했고, 사보나롤라 같은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들은 파멸한다. 왜냐하면 민중의 본성은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민중에게 어떤 것을 설득하기는 쉽지만, 설득한 바를 계속 유지하도록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그들이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면, 그들이 믿도록 강요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군주가 용병, 혼합군이 아닌 자국 군대를 가지고 있을 때 가장 힘이 세다. 위대한 군주는 전쟁과 전투 방법 그리고 훈련에 힘을 쏟고, 평화로울 때에도 전쟁에 대한 생각을 머릿 속에서 지우지 않고 더 많이 훈련한다.
"현명한 군주는 그와 비슷한 방법을 따라야 하며 평화로운 시기에 절대로 게을리 지내지 말고, 근면하게 이 시기를 활용해서 역경에 대처해야 합니다. 행운이 바뀌더라도 거기에 저항할 준비가 되어 있도록 말입니다.(109쪽)"
위대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 착하게 굴지 않는 리더
위대한 리더는 착하게 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모든 부분에서 착한 일을 하려는 사람은 다수 사이에서 파멸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악덕 없이 나라를 구하기 어렵다면, 악덕을 행함으로써 오명을 무릅쓰는 일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을 고려할 때 어떤 것은 미덕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따르면 자신이 파멸할 수도 있고, 또 어떤 것은 악덕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따르면 안전과 번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112쪽).
위대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 인색한 리더
위대한 리더는 사람들로 하여금 너그럽다는 평판을 받지 않는 리더이다. 인색하게 굴 때 수입이 충분해지고, 수입이 충분하면 누가 전쟁을 걸어오더라도 방어할 수 있다. 그리고 민중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전쟁을 치를 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너그럽다는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위대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 두려운 리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감사할 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 데다 위험을 피하려 하고, 탐욕스럽게 이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혜택을 주는 동안에는 그들 모두 당신 편을 듭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럴 필요가 없을 때는 당신을 위해 피를 흘리며 당신에게 재산과 생명과 자식을 바치겠다고 말하지만,막상 일이 닥치면 등을 돌립니다."(120쪽)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드는 자보다 사랑받는 존재로 만드는 자를 해칠 때 덜 주저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의무의 결속으로 유지되는데, 사람들은 사악하기 때문에 자기가 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기면 관계를 깨뜨릴 수 있지만,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 유지되므로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120쪽)
"군주가 만약 사랑을 얻지 못한다면, 증오를 피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군주가 시민과 신민의 재산 그리고 부녀자들에게 손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란 아버지가 죽임을 당한 일은 곧 잊을 수 있어도, 자기 재산의 손실은 여간해선 잊지 못한다."(120쪽)
"군주가 군대와 함께 있으며 많은 병사를 통솔하고 있다면, 잔인하다는 평판에 대해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잔인하다는 평판이 없으면 군대는 절대 단결 상태를 유지할 수 없으며 어떤 작전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121쪽)
위대한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 교활한 리더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교활하게 사람을 속일 줄도 알아야 한다. 싸움에는 두 가지 방식-하나는 법으로 싸우는 것, 하나는 힘으로 싸우는 것-이 있는데 군주는 사람의 방법과 짐승의 방법을 모두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여우처럼 덫을 알아야 하고, 사자처럼 힘을 가져야 한다. 나라를 지키고 유지하는 군주는 그가 했던 모든 불명예스러운 수단들도 언제나 명예롭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칭찬을 들을 수 있다.
"신중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신의를 약속한 이유가 사라졌을 때, 신의를 지킬 수 없을뿐더러 지켜서도 안 됩니다. 만약 사람들이 모두 착하다면 이런 권고는 바람직하지 않을 테지만, 사람들은 사악할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신의를 지키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신도 그들에게 신의를 지키지 말아야 합니다. (125쪽)"
"그는(알렉산데르 6세)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언제나 자신이 의도한 대로 남을 속이는 데 성공했습니다."(127쪽)
"나라를 유지하려면 종종 신의와 반대로, 자비로움과 반대로, 인간애와 반대로, 경건함과 반대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행운의 변화와 바람의 방향이 명령하는 대로 돌아서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128쪽)"
마키아벨리가 생각하는 행운이란?
"행운은 변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서로 일치하면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저는 조심스러운 것보다 충동적인 편이 더 낫다고 확신합니다. 행운은 여자라서 그녀를 지배하고 싶다면 때리고 세게 부딪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녀는 냉정하게 행동하는 사람보다 충동적인 사람에게 더욱 쉽게 복종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행운은 여자이기에 언제나 젊은이들에게 우호적인데, 젊은이들은 덜 조심스럽고, 더 난폭하며, 더 대담한 자세로 그녀에게 명령하기 때문입니다."(172쪽)
이 책이 주는 배움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본질적인 악한 속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치가였던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해 공부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니 말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몇 대목을 가지고 이 책이 악덕군주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의 가난했던 삶과 그가 살아온 환경과 시대적 상황들을 알고 있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는 가난하고 힘든 상황을 살면서 민중으로서 나라를 잃었을 때의 처참함을 경험했고, 관리가 되어 군주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군주가 그 권력을 지켜나가는 모습과 권력을 잃게 되는 모습도 옆에서 보게 된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는 권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보고 경험하고 생각한 군주에 대해서 기록하게 된다.
그는 비르투스(역량,의지)와 포르투나(행운,운명)의 힘을 기억하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강자는 포르투나의 힘을, 약자는 비르투스의 힘을 기억하라!
책 <군주론>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권력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한 본성을 경계하게 만들고 우리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민이라는 권리를 잊지 말고, 의지를 가지고 그 권리를 유지하고 지켜나가기를 권한다.
이 책이 왜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또 기억되어 왔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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